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수도권 곳곳에 '붉은등우단털파리', 일명 러브버그가 대량 출몰하며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인천 계양산 일대는 마치 검은 아스팔트처럼 보일 정도로 러브버그 사체로 뒤덮이고, 시야가 까맣게 제한될 만큼 떼 지어 날아다니는 모습이 포착돼 '재앙 수준'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시각적인 불쾌감은 물론,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 곤충의 정체와 확산 배경, 그리고 효과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러브버그의 실체와 확산
본명과 특징
러브버그는 붉은색 가슴과 검은색 날개를 가진 소형 곤충으로, 정식 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입니다. 이 곤충은 암수가 짝짓기 상태로 며칠 동안 함께 비행하는 습성 때문에 '러브버그'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습니다. 성체로서는 약 7일 정도 생존하며, 수컷은 짝짓기 후 죽고 암컷은 200~300개의 알을 낳은 뒤 생을 마감하는 뛰어난 번식력을 가졌습니다.

한국 상륙과 확산
본래 중국 동남부, 일본 오키나와, 대만 등 아열대 기후 지역에 주로 서식하던 러브버그는 2015년 한국에서 처음 관찰되었습니다. 이후 2022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발견되기 시작했으며, 초기에는 서울 은평구, 경기 고양시 등 서울 서북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관찰되다가 최근에는 서울 전역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역으로 서식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서울 은평구의 아파트 단지와 인접한 공원, 양천구의 아파트 단지에서도 수백 마리의 러브버그가 목격되는 등 그 확산세는 뚜렷합니다. 이들은 흰색을 선호하고, 차량의 매연 냄새를 부엽토 냄새로 착각하여 유인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심지어 아파트 화단 정도의 작은 흙만 있어도 대발생을 할 수 있다는 관찰 결과도 나왔습니다.
개체수 폭증의 원인
러브버그의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높은 번식력 외에 기후변화의 영향이 꼽힙니다. 원래 아열대 지역에 살던 곤충이 한국에서 서식지를 넓혀가는 것은 기후변화의 명확한 증거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특히 도시의 '열섬 현상' 또한 도심 내 대량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올해는 이례적인 고온과 이른 장마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빠른 6월 중순부터 출몰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중국 칭다오에서 한국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크며, 새로운 환경에 정착하며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빛을 좇아 주민 생활공간에도 모여들면서 시민들의 눈에 잘 띄게 되었습니다.

시민들의 불편과 익충 논란
시각적 불쾌감과 활동 반경
러브버그는 그 시각적인 모습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혐오감을 주고 있습니다. 인천 계양산에서는 등산로 바닥이 벌레 사체들로 빽빽하게 쌓여 검은색 아스팔트처럼 보이고, 산 정상은 날아다니는 러브버그들로 인해 시야가 까맣게 제한될 정도였다는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벌레를 싫어하는 사람은 기절할 것 같다", "재앙 수준이다"와 같은 반응은 현장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더욱이 이들은 떼 지어 날아드는 습성 때문에 등산객의 눈, 코, 입에까지 달라붙어 큰 불편을 초래합니다. "코로 들어갈까 봐 숨도 못 쉬겠다"는 호소는 그 불쾌감이 얼마나 큰지 짐작게 합니다.
생활권 침해 및 민원 급증
산간 지역을 넘어 주거지역까지 확산된 러브버그는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외벽이나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있고, 차량 앞 유리에도 대량으로 달라붙어 운전자들을 당황하게 만듭니다. 편의점 등 상점 안으로 들어오기도 하여 위생 문제와 영업 방해까지 유발합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서울시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9,296건으로, 전년(4,418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경기도 광명시에서는 사흘 만에 40건이 넘는 방역 요청 글이 올라오는 등 수도권 전역에서 민원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익충인가, 해충인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브버그는 사실 생태계에 도움을 주는 익충으로 분류됩니다. 유충 시기에는 낙엽과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성충이 되면 꿀벌처럼 꽃가루를 옮겨 식물의 수분을 돕습니다. 또한 각종 어류, 새, 곤충의 먹이가 되기도 합니다. 사람을 물거나 병균을 옮기지 않으며 독성도 없어 인체에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의 86%는 '이로운 곤충이라도 대량 발생해 피해를 주면 해충으로 본다'고 답할 정도로, 대량 출몰로 인한 불쾌감은 '재앙급'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해는 되지만 용납은 어렵다"는 반응은 러브버그를 바라보는 복잡한 시선을 보여줍니다.
러브버그,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자연 감소와 친환경 방제 노력
전문가들은 러브버그의 생존 기간이 짧고, 햇빛이 강해질수록 활동력이 저하되는 특성상 7월 중순 무렵이면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합니다. 대량 발생 후 약 2주 이내에 자연 소멸하는 특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자체와 전문가들은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화학적 살충제 사용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살충제는 러브버그 외의 다른 익충들까지 죽여 생태계 균형을 깨뜨리고, 오히려 새로운 종의 대발생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친환경적인 방제 수단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서울 성동구 사례처럼 빛을 이용한 광원 포집기나 벌레가 좋아하는 향을 풍기는 유인제 포집기가 대표적인 친환경 방제 방식입니다. 광원 포집기는 전기가 필요하지만 수백 마리의 러브버그를 효과적으로 포집할 수 있으며, 유인제 포집기는 유지 기간이 길고 생태계 영향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부천시의 경우 살수 차량을 투입해 제한적으로 물을 뿌리고, 조명 관리, 서식지 환경 정비 등 사전 예방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개인 및 지자체의 대응 수칙
서울시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에서는 시민들에게 러브버그에 대응할 수 있는 생활 예방 수칙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차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효과적입니다:
- 야간 조명 밝기 최소화: 러브버그는 불빛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어 야간 가로등이나 아파트 현관 등으로 몰려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 외출 시 어두운색 옷 착용: 밝은색에 쉽게 끌리는 특성이 있으므로 어두운색 옷을 입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벽이나 창문에 붙은 개체는 물을 뿌려 떼어내기: 살충제 대신 물을 사용하거나 휴지, 빗자루를 이용해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 한 컵에 구강청결제 3숟가락 또는 주방세제 3방울을 섞어 문 틈새나 창틀에 뿌리는 것도 효과가 있습니다.
- 방충망 점검 및 보수: 틈새로 러브버그가 유입되지 않도록 방충망을 꼼꼼히 확인하고 보수합니다.
- 차량 부식 방지를 위해 자주 세차하기: 차량에 붙은 러브버그 사체가 부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자주 세차하는 것이 좋습니다.
- 끈끈이 트랩 설치: 실내 유입을 막기 위해 창문 주변 등에 설치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러브버그 특별 관리 구역' 지정을 검토하며 대규모 출몰 지역을 중심으로 계절별 집중 포집 및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안양시도 출입문 틈새 점검 및 방충망 점검, 야간 조명 밝기 최소화 등 올바른 대처 방법 안내에 나서고 있습니다.

공존을 위한 고민과 기후변화
러브버그의 대발생은 단순히 곤충 문제로 치부하기 어려운 더 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로 인해 아열대성 곤충이 한국에서 서식지를 넓혀가고 있는 현상은 우리가 기후 위기에 함께 휘말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일 수 있습니다. 미국 곤충학회는 이대로라면 50년 이내에 동북아시아 상당 부분이 러브버그 서식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도심의 '열섬 현상' 또한 이러한 대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러브버그를 무작정 박멸하려 하기보다는 '공존'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곤충은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으로서, 곤충이 사라지면 먹이 사슬이 깨지고, 식물의 번식이 어려워져 궁극적으로는 식량 위기까지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해마다 무더기로 찾아오는 러브버그는 우리에게 생태계의 균형과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무언가를 경고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결론
러브버그는 생태계에 유익한 영향을 미치지만, 대량 발생 시 시민들에게 심각한 불쾌감과 생활 불편을 초래하는 복합적인 존재입니다. 당장의 불편함은 크지만, 전문가들은 살충제보다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개체 수를 조절하고, 시민 개개인의 생활 방역 수칙 준수를 통해 러브버그와 함께 살아가는 지혜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앞으로도 러브버그의 출몰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함께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현명한 대응책 마련이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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