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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일자리를 잃을까 두렵나요? 마르셀 뒤샹의 '변기'가 답을 알려줍니다!

몸튼튼기록러 2025. 4. 16. 18:02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입니다. ChatGPT 같은 생성형 AI부터 그림 그리는 AI까지, 기계가 인간의 영역을 넘보는 것을 보며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기술 발전의 속도는 눈부시지만, 한편으로는 '기계가 내 일을 대체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tvN D ENT 채널의 '알쓸인잡' 영상 스크립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과학 기술 이야기가 아닌, 미술가의 시선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인간의 생존법을 모색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해답의 실마리를 엉뚱하게도 100년 전, 마르셀 뒤샹이라는 예술가가 제시한 남성용 소변기, 작품명 <샘>(Fountain)에서 찾습니다.

사진기의 등장, 화가들의 위기


이야기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미술계는 실제와 똑같이 그리는 아카데미즘이 주류였습니다. 그런데 '사진기'라는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화가들은 큰 충격에 빠집니다. 초기 사진은 노출 시간이 길었지만,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고 곧 사람의 손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현실을 포착하게 되었죠. '기계가 나보다 더 잘 그리는데, 나는 이제 무엇을 그려야 하지?' 화가들은 존재 이유에 대한 깊은 고민과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이는 마치 오늘날 우리가 인공지능 앞에서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이러한 시대적 고민 속에서 인상주의, 입체파 등 새로운 미술 사조가 탄생했습니다. 화가들은 단순히 대상을 똑같이 재현하는 것을 넘어, 빛에 따른 순간적인 인상이나 사물의 본질을 다각적으로 표현하는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기계보다 잘 그릴 수 없다면, 인간 화가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여전히 찾기 어려웠습니다.

마르셀 뒤샹의 도발, '샘'


이때, 마르셀 뒤샹이라는 예술가가 등장합니다. 그는 입체파 화가로 활동했지만, 기존 미술계의 관습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레디메이드(Readymade)'라는 개념을 통해 예술의 정의 자체를 뒤흔들고자 했습니다. 레디메이드란 기성품에 예술가가 의미 부여를 함으로써 작품이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 결정판이 바로 1917년 뉴욕 독립미술가협회 전시에 출품한 <샘>입니다. 마르셀 뒤샹은 'R. Mutt'라는 가명으로 평범한 남성용 소변기에 <샘>이라는 제목을 붙여 제출했습니다. 결과는 예상대로 '전시 불가'. 협회는 이것이 예술 작품이 아니며, 본래 있어야 할 자리에 있을 때 유용한 물건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미술관에 소변기가 있다는 사실 자체에 불쾌감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것이 마르셀 뒤샹의 의도였습니다! 그는 <샘>을 통해 '무엇이 예술인가?', '예술 작품의 기준은 무엇인가?', '작가의 역할은 단순히 기술적인 완성도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그는 눈을 즐겁게 하는 '망막적 미술'에서 벗어나, 아이디어와 개념, 즉 의미 부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소변기 자체는 예술이 아니지만, 작가가 그것을 선택하고, 새로운 제목과 맥락을 부여하며 '이것은 예술이다'라고 선언하는 행위 자체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혁명적인 생각을 제시한 것이죠. 인간의 선택과 생각이 작품의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입니다.

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길


다시 인공지능 시대로 돌아와 봅시다. 마르셀 뒤샹의 <샘>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통찰을 줍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하여 인간의 기술을 모방하고 뛰어넘는다 해도, 그것은 여전히 '기술'의 영역입니다. 기계와 속도나 효율성으로 경쟁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사진기가 등장했을 때 화가들이 새로운 길을 모색했듯이, 우리 인간도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마르셀 뒤샹이 강조했던 '개념'과 '의미 부여'입니다. 인간 고유의 상상력, 창의력, 그리고 맥락을 이해하고 새로운 의미 부여를 하는 능력이야말로 기계가 따라 할 수 없는 인간만의 강점입니다. 올림픽 달리기에서 인간은 자동차와 경쟁하지 않습니다. 인간과 인간이 경쟁하고, 그 과정과 결과에 우리는 감동하고 열광하며 의미 부여를 합니다.


결론적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살아남는 방법은 기계와의 경쟁이 아니라, 인간 고유의 능력, 즉 상상하고, 질문하고,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데 있습니다. 마르셀 뒤샹이 100년 전 <샘>을 통해 보여주었듯, 평범한 것에서 비범한 가치를 발견하고 의미 부여를 하는 힘, 그것이 바로 다가올 미래에 우리 인간을 더욱 빛나게 할 열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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